스팀치즈케이크(suffle au fromage)


역시 레시피는 성공했을 때 바로 조목조목 잘 정리해둬야 한다.
치즈케이크, 만들기 쉽기도 하고 한때 뻔질나게 구워서 가장 자신있는 베이킹 아이템이었는데
오랜만에 구웠더니 아주 낯설고 새로웠다. 내가 그렇게 자주 해먹던 게 맞나 싶게 어버버버.
그러니까 오늘, 십 년 만에 오븐에 불 올려도 당황스럽지 않게
팁 하나 하나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정리해 주겠어.

정리하는 김에 왕초보 베이커들을 위해 잔소리 많은 레시피 버전으로.
뉴욕치즈케이크와는 달리 타르트반죽도 필요없어서 아주 쉽고 간편한 레시피다.
무척 부드럽고 포근포근한 식감이 마치 카스테라 같은 치즈케이크.
바트에 물을 넣고 중탕해서 수플레를 만드는 게 포인트!
난이도 별 둘. 부담 없이 시도해 보시길.







재료: 3호틀 분량 넉넉하게(머랭 꺼트려도 틀 넉넉히) 채울 양
(내가 만날 머랭 꺼트리기 때문--;에 원래 배울 때 레시피보다 양을 많이 잡았다.
정석은 이 양의 3분의 2면 된다. 하지만 난 이상하게 그러면 모자라드라, 늘)
아무튼 계량은 철저하게.

가)
실온에 둔 크림치즈 402g
실온에 둔 우유 210g
실온에 둔 무염버터 90g
사워크림 60g (레몬즙 12g으로 대체 가능)
노른자 120g, 설탕 30g
전분 21g
+
나)
거품내기 위해 냉장고에서 차게 식힌(한마디로 머랭용) 흰자 120g, 설탕 78g
냉장고에 넣어둔 깨끗한 믹싱볼 하나

다)
달걀 비린내를 없애려면 레몬이나 레몬 껍질 노란 부분만 긁어낸 것(레몬제스트)을 추가.
없음 말고. 없다고 딱히 달걀 비린내가 나고 그러지는 않는다.


* 재료 준비할 때 주의할 점 :
-가)의 재료들은 서로 잘 섞일 수 있도록 반죽 전에 실온에 꺼내두어서
재료들의 온도가 서로 비슷하도록 맞춘다.(반죽할 재료들의 온도를 맞추는 건 베이킹의 기본.
이래서 베이킹을 과학이라고 하는거야. 까다로워.)
특히 크림치즈와 버터는 반죽이 쉽도록 최소한 조리 시작 30분 전에는 냉장고에서 꺼내놓는다.
급하면 은은한 열기를 가해서(예:아랫목에 파묻기? ㅋㅋ) 잘 풀어둔다.
그냥 풀어두는 거다. 가스불에 올려서 과감히 녹여버리면(!) 안 된다.-_-;
-달걀 흰자를 거품낸 걸 머랭이라고 하는데 이 머랭을 만들 나)의 흰자는 차게 보관해야 한다.
그래야 거품이 잘 난다.(따뜻하게 올리는 법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소개...) 또 흰자에 노른자가 섞이면 거품이 안 난다.
믹싱볼에 이물질이 묻어도 거품이 안 난다. 물도 묻으면 안 된다. 베이킹 초보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주의주의.
-가)의 설탕과 나)의 설탕은 다르다. 가)의 설탕은 반죽에 들어가는 설탕, 나)의 설탕은 머랭에 들어가는 설탕.


1. 버터와 크림치즈를 덩어리가 안 질 정도로 푼(풀기 전에 큐브로 썰어 두면 반죽이 쉽다.) 후
설탕, 사워크림, 노른자를 조금씩 나눠 추가하면서 손거품기로 푼다.
(한꺼번에 넣으면 안 섞이고 분리되기 쉬우니 주의. 특히 노른자는 분리되기 쉽다.
일단 분리돼 버리면 완전 낭패이므로 난 여차하면 핸드믹서-전기휘퍼로 돌려버린다!)
실온에 둔 우유를 나누어 덩어리지지 않게 넣는다. 만약 덩어리가 생기면 체에 거른다.
체에 거른 옥수수 전분을 추가한다.

2. 흰자로 머랭을 80% 정도 올린다.(주걱으로 뜨면 약간 흔들리는 정도가 80%다)
흰자가 완전히 올라온 후 설탕을 나누어 넣으면서 거품을 낸다.
거품이 잘 안 올라오면 믹싱볼을 얼음물에 넣은 채 믹서를 돌린다.
그래도 안 되면 머랭에 노른자나 물이 들어간 것은 아닌가 점검하고 그랬다면 반성한 뒤
거품 안 나는 헌 흰자는 버리고 새 달걀을 깨트린다.

3. 고무(알뜰)주걱으로 1과 2를 섞는다. 덩어리가 없도록 잘 섞되 머랭이 꺼지지 않도록 후딱.

4. 오븐을 130도 정도로 예열한다. 오븐의 화력은 집집마다 차이가 크다.
자기 집 오븐에 맞춰 기준온도에서 더하기빼기 십도 정도 한다.

5. 유산지나 실리콘코팅지를 케이크틀 옆면에 두른다. 코팅지가 씻어서 재활용도 가능하니 확실히 편하다!
바닥에도 유산지나 코팅지를 깐다.
일반 종이 유산지를 쓸 경우에는 케이크 틀 옆구리와 아래에 달력 종이 같은 두꺼운 종이를 한겹 더 깐다.
반죽을 넣은 틀을 한번 가볍게 바닥에 쳐서 반죽 안의 공기를 빼고 반죽을 평평하게 만든다.

6. 예열한 오븐판에 미지근한 물을 2분의 1정도 넣고 케이크를 굽는다.
30분에 한번씩 수증기가 나갈 수 있도록 오븐 문을 살짝 열어준다.
굽다가 케이크 윗면의 색깔이 많이 난다 싶으면 종이로 덮어 윗면이 타는 걸 막는다.
아랫불이 강한 오븐일 경우 아래가 타지 않도록 바트를 두 개 댄다.
1호는 한 시간, 3호는 90분 정도 굽는다. 젓가락으로 찔러서 젓가락에 반죽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
다 익은 케이크는 오븐에서 꺼내어 한김 식힌 후 조심스럽게 틀에서 꺼내어 식힘망에 올려 마저 식힌다.
(수플레는 틀에서 꺼낼 때 조심하지 않으면 옆구리 찢어지기 십상.
쟁반을 케이크 윗면에 댄 후 뒤집어서 빼면 잘 빠진다.)
식힌 케이크는 냉동실이나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서 먹는다.

7. 데코레이션은 취향에 따라
시럽에 절인 레몬슬라이스를 올려 살짝 굽거나/
분당(슈거파우더)을 뿌리거나/
나파주를 바르거나/
인두로 그을리거나/
귀찮으면 아무것도 안 해도, 맛있다.

by 뚜비두 | 2008/02/09 17:25 | 맛,보세요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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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atail at 2008/02/09 20:50
와, 너무너무너무 친절하고 자세한 레시피!
자주 좀 해주세요 :)

아랫목에 파묻기, 너무 웃겨요 ㅋ
그러면 되는거였군요!
Commented by 수국 at 2008/02/09 22:55
케익이 이쁘게 생겼네요 ^^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s감독 at 2008/02/13 22:07
오랜만이에요 ^^ 맛있겠어요...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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